그대 보아라.
그대 기억속의 이 남자를...
가슴을 후려 파는가? 가슴을 아리게 하는가?
아니지... 어찌 그리 가여울꼬 이 남자.
차(茶) 한잔 마시듯 대하는 눈길에 삼십년의 의미는 사라지고
비틀거리며 다시 걷길 갈망한다.
그러다 또다시 삼십년이 되면 걸을 수 없는 절망으로 늙은 회상을 하게 되겠지...
나는 좋은 사람이다.
있어도 없고 보여도 띄지 않는
마음을 아프게도 기쁘게도 하지 않는
차(茶) 같이 좋은 사람이다.
하여 나는 스쳐 지나갈 사람이다.
나는 서 있는데 그대가 지나치고 있다.
아직 그대는 요만큼만 지나쳤기에 나는 다른 인연을 허락하지 않는다.
충심의 고집이랴. 두려움의 외면이랴.
버려야 하는데 버릴 것이 없다.
홀로 주워 담아 온 것을 어찌 뭘 버린단 말인가.
아스팔트 위에 배를 띄우고 어망을 친 채 간절히 기다리므로 간절히 버릴 것도 없음이다.
내곁에 사랑이 없어 외로운 것이 아니라 그대가 있어 외로운 것이다.
그것은 지독한 외로움이다.
떨쳐 지지 않는 영원의 외로움, 들리지 않는 바다의 메아리...
그것은 처음이고 마지막인 몸굿이다.
정화수로 추한 향기를 씻어내고, 무령(巫鈴)으로 은밀한 죄질(罪質)을 날려버리고,
지독하게 정화(精華)된 나는 그제야 그대에게로 간다.
그 자체로 소모(消耗)될 희망일지라도... 나는 한가득 품고 간다.
그러니 늘 나의 귀로(歸路)는 지독하게 외로움이다.
어찌하랴 그런즉 어찌하랴
윤회(輪廻)될 노랫가락으로 모질게 희망을 부르고 또 부르면 되지 않겠는가.
오늘도 나는 소모(消耗)될 희망을 간직한 채 살아 간다.
.............................
오늘도 나는 조치원으로 간다.
글 : 아 랑
음악: tom mcrae - the boy with the bubble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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