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푸와족 이리스의 방갈로입니다

Title :

[글] 여름의 비등점

Name :

이리스	2006-08-03 13:38:47, Hit : 1168



















                           

 


























[여름의 비등점]





플라스크안에



쫒기는 신화를 줏어 넣고



모자란 숫자를 채워 넣고



구부러진 머리카락을 말아 넣고



틈새 벽을 발라 넣고



불쌍하게 널부러진 간극을 메꿔 넣고









플라스크안에



하얗게 긴 담배를 태워 넣고



첨부된 한글파일을 쓸어 넣고



꼭 닮은 분신을 안아 넣고



멈춘 바람을 털어 넣고



멍청히 바쁜 혼탁을 헹궈 넣고















너는 여름의 비등점을 자꾸 자꾸 끌어 내린다.



너는 넘치지 않으려는 수작꾼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너는 거품으로도 피어 오르지 못한다.



플라스크에 담긴 여름의 비등점은 그렇게도 정직하다.























글:Iris

음악:Curved Air. Ultra Vivaldi

singclair

2006-08-03 14:06:03

거품으로도 피어오르지 못한 수작꾼....그런데 음악이 신경을 건드려서 끓어오르게 하는 거 같네요..ㅎ 이리스님,처음 뵙겠습니다..이리스님의 글은 이 여름을 녹아내린채 흘려보내지 말고 치열하게 끓어보라고 하는 외침으로 다가와요..잘 읽고 갑니다.

이리스

2006-08-03 22:32:08

singclair님..^^

네..^^ 저도 첨 인사드립니다.
군인의 아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제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음악이 신경줄 긁는 것 같지요?
비등점 신기해서요.
빨래나 국수 삶다보면 어느새 한 순간 후욱~ 끓어오르는데,
그 순간 놓치면 으....^^
사람도 비등점이 있을 듯 싶어요.

건강한 여름 지내시길..^^

노을

2006-08-04 13:14:43

끓는 점..
과학적으로는 물이 다 증발할 때까지 끓는점은 변하지 않고 유지됩니다.
언제 끓기 시작했는지도 모르지만, 끓는 것이 언제 다했는지도 모르는 것이 삶인 것 같습니다.
처음도 모르고 끝도 모르면서, 다만 지금 끓고 있는 중인 것만 아는 것이지요..

이리스님.. 더운 여름입니다. 몸 조심하세요..

이리스

2006-08-07 14:29:19

노을님..^^

저도 끓고나 있는건지...
끓을려고 하면 찬물 한 바가지씩 계속 부어대곤 합니다..^^

노을님도 여름 건강하게 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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