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푸와족(poowa)의 세상입니다....among here

Ο 하루를 빚지다. [2] Ο
• 작성자 :  kinesis  
• 작성일 : 2010-07-28 (Wed 23:26:01)

 

 

 

나는 회사를 나오면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람들에게 책을 나눠준다는 얘기에 자비를 털어서 까지 그렇게 뿌려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말을 했다.

그리고 우리 통장에 잔고가 6,800원 뿐이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그 사람은 내게 5만원을 보내달라고 하려 했었는데 참 미안하다고 말했다.

여간해서는 돈이 없다는 말을 하지 않는 터라 빚을 갚기 위해 저축해두고 있는 통장에서

돈을 빼 보내주겠다고 말을 했다. 마음이 어두워졌다.

 

 


사실 아침에 버스를 타고 출근하면서 결혼하면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생각,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 속상한 마음이 들었었다. 열심히 살았는데 돌아오는 것 욕구불만이라니.....

사는 게 때론 오늘 아침처럼 우울하고, 더 극단적인 생각에까지 이르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결국 도달한 결론은 남편이 안쓰러워지더라는 것이다.

 


그렇게 또 내 삶에 대한 의지가 남편으로부터 이어졌다.

 

 


퇴근길에 책방에 들러 책을 고르고 있는데, 오늘 회사에서 잘린 동생의 전화가 걸려왔다.

열쇠를 돌려주려고 왔다길래 밥이라도 먹여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겹살을 구워주면서 기운이 빠져있는 녀석에게 한마디 했다.

 


“우리 회사에 했던 것처럼만 하지 마라. 그럼 돼.”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아님 요즘 애들이 다 그런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녀석은 허풍도 심하고,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던져 주위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았었다.

생각해보면 그 겉모습의 한편에는 여린 마음과 관심받고 싶어하는 초등학생같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일찍 부모님을 병으로 떠나보내고 할머니와 살고 있다는 녀석은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형이 타지에서 아프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 녀석과는 거의 한달을 함께 일했다.

세 벌의 티셔츠를 돌려 입던 그에게 배불리 밥을 먹여주고 싶었다.

언제 또 이렇게 밥을 같이 먹을까 싶어 일부러 비싼 삼겹살을 시켜주었다.

두꺼워서 더 맛있다며 너스레를 떨던 그 녀석은 평소처럼 고기를 마구 먹지도 않았다.

그게 더 안쓰러웠던 것 같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버스를 탔다.

 

 


‘인생의 빚’

 

 


힘들게 살아가는 그 녀석을 보며 나는 또 하루를 빚졌다고 생각했다.

나는 하루하루 내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사람들에게 빚을 지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나는 또 하루를 빚지고, 또 살아간다.

 

 

 

 

 

 

 

 

 

 

 

 

 

 

p.s: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컴퓨터를 포맷하면서 즐겨찾기를 다 날려먹고는 기억나는 거라고는 '푸와' 였는데...또 우찌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어요~

 

그 사이 결혼을 하였고, 이제 나이도 30대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 안부 전합니다.^--------^

 

 

 

 

돌미나리
2010-07-29
Thu 01:40:50
 

저도 얼마만에 왔는지 모릅니다요... 아, 그동안 결혼을 하셨군요. 가끔 푸와 부족 중 몇몇만 만나곤 했었는데... 문득 옛날이 그리워 이리로 왔네요. 안부... 예... 난 별일 없이 산다~~~ 입니다. 거참, 평생 처녀같을 키네님이 결혼을 하셨다네~~ 반가운 마음 이렇게 전합니다.

 

건강하시길, 몸도 마음도...

아랑
2010-07-30
Fri 08:16:28
 

와~ 오랜만이네요. 돌미나리님~ 키네시스님~

다들 잘 지내시죠? 넘넘 반갑네요~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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