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랑부부 만들기 공로 및 경로우대(?) 케이스로 초청받아 얼떨결에 따라간
일본 하쿠바..염불보다 잿밥에 눈독 들이는 땡중 처럼 스키 라이딩 자체보다는
파란 하늘 아래하얀 설원을 달리는 스키어와 보더들의 멋진 사진 만들기에
욕심을 두고 눈사랑 멤버들을 따라 나선 스키사진 여행이었다
겨울雪國의 비경을 카메라에 담겠다는 일념으로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부터
캐나다 록키산맥의 설원으로 뛰어 든 이후 새해 벽두부터 한여름의 지상낙원
멕시코 Cancun으로 이어졌던 사진여행이 다시 밴쿠버를 거쳐 서울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아 일본 나가노로 이어지는 숨가쁜 마라톤 릴레이가 되어버린 셈이다
일본으로의 사진여행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재작년 이맘때 아오모리와 홋카이도로 5박6일간 혼자 스키 및 사진여행을 다녀왔었지만
그 때엔 언어와 비용 문제 그리고 혼자 감당하기 힘든 스키와 카메라 장비들에 치여서
별로 맘에 드는 사진을 얻지 못했었기에 이번 단체여행엔 젊고 튼튼한 도우미들의 힘을 믿고
카메라 장비 챙기기에 욕심을 부렸었다
하지만 막상 챙겨보니 엄청난 무게와 부피에 짓눌려 결국 트라이포드까지
포기한 채 최소한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가방 3개 옷과 잡동사니 가방 1개 스키플레이트와
부츠가방을 포함 무려 6개의 짐덩어리를 짊어지는 바람에 원정팀내 막내격인
미키와 운당이 하포네 정상까지 보드와 스키를 탄채 카메라 가방 운반하느라
고생깨나 했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2. 집들이
출발 전일 출정식(?) 겸 테디네 집들이에서 부터 거나한 술판이 시작되었고
이렇게 시작된 음주파티는 원정 기간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속되었다
나의 중매로 지난 연말 노총각 신세를 벗어난 테디..
그의 신혼살림은 그가 지금껏 자유분방을 핑게로 꼬질꼬질 살아왔던 환경과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에 자기가 쓰던 3층을 수리 했을 뿐이라던
그의 황량했던 거실은 홈티어터를 갖춘 스튜디오로 변모해 있었고 낡은 화장실도 안주인이
직접 디자인한 붉은 장미의 벽으로 치장된 모던 감각의 넓은 화장실로 업그레이드.
특히 와인바를 겸한 예쁜 주방이 신혼의 깨소금 맛을 한껏 풍기면서
늙은 홀애비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방바닥에 퍼질러 않아 쏘주와 삼겹살로 질펀하게 놀아야 했던 우리의
일상적 술판은 우아한 와인파뤼로 강요 당해야 했다. 특히 칠레산 Estampa
와인의 중후함과 햄김치말이 꼬치와 블루치즈등의 럭셔리 안주와의
절묘한 조화는 테디의 달콤한 신혼 만큼이나 은근하면서도 강렬한
유혹으로 남았다
3. Hotel Hakuba
1시간 반의 하늘길과 3시간의 버스길을 달려서 도착한 하쿠바호텔..
우리가 내일부터 내달릴 아름다운 핫포네 스키장을 뒷배경으로 하는
조용하고 아늑한 호텔이다
여행비용 59만원중 항공료22만원을 뺀 나머지 37만원으로 4박5일간으로
나누면 하루 7만원 남짓인데 아침 저녁 먹여주고 재워주고 공항-호텔-
스키장까지 교통편까지 제공한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모든 것이
기대 이상이었다
아오모리와 홋카이도를 혼자 여행할 땐 항공료만 60여만원
호텔비용은 여행사를 하는 친구가 지불해서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하루 10만원대였던것을 감안하면 엄청 싼 금액이다
게다가 친구가 바빠서 스키장까지 태워주지를 못할 상황이 생겨
아무생각없이 택시를 탔다가 3만엔이 넘게 나오는 바람에
기겁을 했던 기억도 난다..ㅡ.ㅡ;;
거기다 3일짜리 리프트 티켓 11000엔 해봐야 9만원이 채 안되는
돈인데..비싼 일본의 물가를 감안하면 남는게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일본이 이 정도라면 우리나라 스키장들은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동안 많이 올라버린 원/엔 환율 덕분탓도 있겠지만 나가노현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해외마켓팅 전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공항을 출국할때 지방공무원 두명이 고마츠공항과 나가노현
관광 전반에 관해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었다
나중에 대한항공 사무장에게 들은 이야기이지만 한국관광객 유치를
위해 작년부터 대한항공이 고마츠공항에 기항하면 얼마간씩 보조금까지
지급하는 고육책을 썻고 그 때문에 대한항공이 없던 노선 만들어 고마츠에
기항하고 있다고 했다.
바야흐로 지방정부까지 글로벌 경쟁 시대에 살아 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일본의 현주소다 이에 대비되는 한국 지자체의 한심한 현황은..?.
Happo-One Ski Resort
얘네들은 그냥 “하포네”라고 부른다
나가노 동계 올림픽이 열렸다는 자부심과 명성 만큼이나 드넓고
풍광도 아름답다. 일본 원정 일주일전 하이원 원정때에 1230 미터의
태백산 자락을 올라가는 곤돌라에도 무지 좋아라 했었는데 여기는
곤돌라로 올라간 슬로프 높이가 1850미터라니 당연히 한참을 올라간다
여기 하포네의 슬로프 난이도는 베어스타운이나 하이원 보다도
한단계씩 위로 올린 것 같다 그만큼 일본 스키어들의 수준이 높다는
얘기겠지만 어쨌든 초급코스가 베어스의 중급 여기 중급은 베어스의
익스프레스 이상이다 그러니 여기 상급 코스는 아예 꿈도 꾸지 않았다
슬로프 경사도 경사려니와 모글이 장난이 아니다
우리 초중급들은 소위 “미친 스키”들과는 아예 따로 놀기로 하고
남자 막내보더 미키를 코스 가이더로 앞장 세웠다
그런데..이 친구 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고
실수로 앞이 보이지 않는 절벽길로 들어서 버렸다
허거걱.!!!
여긴 상급도 아닌..최상급의 소위 “올림픽 코스”닷..!!
돌아설 수도 없고 꼼짝없이 내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모글 높이가 내 허리 높이를 넘어서는데다 경사도 37도라지만
나의 체감 경사도는 60도도 훨씬 넘는 절벽길이다
어떻게 내려 왔는지도 모르게 죽을 힘을 다해 거의 기다시피 해서
내려 오느라 초보멤버들..하포네에서 신고식 호되게 치렀다..
엉금엉금 기어 내려올때는 미키 이놈 경로사상 없는 놈이라고
투덜거리면 내려왔는데..지나고 보니 영원히 기억에 남을 추억
하나 만들었다 싶어 그냥 참기로 했다..ㅠ.ㅠ
올림픽 코스 죽을 고생하며 내려오면서도 아사히 생맥주만 보면
그저 좋아라 하는 난 세병..하긴..괜히 세병이겠냐..??
5. 가면놀이
선크림 바르는 것을 깜박하고 오전 내내 타다가 오후에야 러블리에게
빌려서 발랐더니 얼굴이 화끈거리던 차에 207호 같은 방을 쓰던 잘 생긴
프린스가 마사지팩을 해줬다
마사지팩은 커녕 그 흔한 스킨이나 로션도 안발랐던 난데..
역시 잘 생긴 남자들은 피부 관리도 잘 한다..^^
그런데 그때부터 프린스의 장난끼가 발동했다
처음엔 슈퍼네모를 유혹했지만 별 반응이 안보이자 미키에게..
결국은 러블리 난세병 찌나까지 가담해서 끈적한 러브씬의
가면놀이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근데..프린스의 턱을 쓰다듬는 유혹의 손길은 분명 여자..??
6. 작품사진 만들기
나가노 원정 라이딩 이틀째..
어제처럼 일요일이 아닌 탓에 사람들도 적고 모글도 정리되어
그야말로 설원의 Paradise..쾌적한 스키를 즐길 수 있었다
점심 식사 이후 우리 팀의 라이딩 사진을 찍었다
1초에 8장반이 돌아가는 캐논 1D 마크투N의 위력을 십분 발휘하여
초고속 기관총을 난사한 끝에 프린스 테디 슈퍼네모 리틀네모 운당
러불리는 비교적 만족할 만한 작품을 얻었다 ㅎㅎ
멋진 라이딩 폼 만들기에 수줍어하는 멤버들이 섭섭하지 않게
나중에 200mm F1.8 렌즈 소위 “대포”로 CF컨셉 사진을 만들어
주기로 하고 하포네를 내려왔다
7. CF
하쿠바호텔 뒷마당..
조금 전까지 활강을 즐기던 하포네 슬로프를 배경으로
우린 어린 아이들 처럼 눈장난을 하며 시간 가는줄 몰랐다
러블리,지나,난세병 순서로 미키와 운당이 하늘로 들어올린다
세 미녀들의 몸무게에 따라 확연히 변하는 운당의 표정이 압권이다..ㅋㅋ
역시나 대포는 예술이다
그러지 않아도 잘생긴(?) 눈사랑 베어스들을 모두 미남미녀로 만들었다
이 사진 우리 싸이트에 올리면 카메라워크에 현혹된 전국의 무고한 선남선녀들이
너도 나도 신입회원 가입하겠다고 줄을 서지나 않을까 걱정이다..ㅋㅋ
8. Onshen
없는 실력에 무리하게 힘을 쏟은 탓인지 온몸이 안 아픈 곳이 없다
이럴땐 따끈한 자연 온천에 한 삼십분 푹 담그는게 특효약이다
차마 사람들 많을때에 카메라를 들이 댈 수는 없어 한적한 시간에
캐논 IXY5 똑딱이를 살짝 꺼내 들고서는 마침 욕탕에 들어서는
리틀네모에게 누드사진 작업을 강요했다 ㅋㅋ
하포네 슬로프가 정면으로 보이는 노천온천에 몸을 담근다
첫날 왔을때는 눈보라가 휘날리는 속에 눈 덮힌 하얀 눈나무가
신비로움 마저 자아냈었는데..
別有天地 非人間이라..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9. 음주파티
사실 일본 원정 전날 테디 집들이에서부터 원정 마지막날 까지
하루도 걸르지 않고 음주파티가 열렸었다’
그중에서 둘째날과 셋째날의 일본 주점에서의 분위기는 정말 좋았었는데
웬일인지 둘째날 주점의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거기 사장님이랑 일본 손님분(Yumiko Nishimura)에게도
사진을 보내 드린다고 약속했는데..ㅡ.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