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푸와족(poowa)의 세상입니다....among here

 








출연 : 아랑. 마이무 . 탁맹달





- intro -



유난히 추운 겨울저녁의 도시풍경

몸을 움츠린채 바쁜 걸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
발을 구르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지나가는 차들..




#1



세련된 사무실 안.

진주에서 하루 휴가를 받고 부산에 온 아랑

인스턴트 커피를 직접 타서 탁맹달과 마이무에게 한잔씩 돌리고는 테이블에 앉는다


아랑 : 행님아..

마이무 : (대꾸없다..)

아랑 : 그림을 함 그리볼라 카는데.... 필요한기 머가 있노?

마이무 : (콤퓨터만 바라보며 대꾸없다)

아랑 : 거...나무 막대기 가튼거...세우는 거...그거 뭐라카지?

마이무 : 이젤?

탁맹달 : 아..그걸 '이젤'이라 카요?


아랑 :  그거 비싸나?

탁맹달 : 살라꼬?

마이무 : (생뚱맞은 표정으로 )  만다꼬?


아랑 : 그거 오데서 파노?

마이무 : 인터넷에서 사믄 되지...근데 와?

아랑 : 그림 좀 그리고 싶다니까..!

탁맹달 : 외로븐 갑지?

마이무 : 진짜 할일 없는갑네..진주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고...)


아랑 : 그림 그릴라 카믄...뭐부터 그리야 되노?

마이무 : 와?    갑자기 그림을 그리고 싶더나?

탁맹달 : 외롭다케도...


아랑 : 석고 가튼거.. 그런거 부터 해야 되제?

마이무 : 그런거 필요엄꼬...일단 그림은 표현이니까 닐로 나타내모 되는기라.
            니 맘대로 그냥...휙휙 그리모 되능기라

탁맹달 : 나도 그맀다 아이요...만화 그릴라꼬 학원 다니따 아이가..

            무조건 뼤기모 돼...그림 딱 놓고 뺴끼라...그기 젤 조타

마이무 : 글치...'모사'도 좋은 방법이지...잡지나 뭐든 니가 땡기는 거 펼쳐놓고 따라 그리믄 조치..

아랑 : 아이 참. 그런거 말고...진짜 그림을 그리고 싶다케도...정식으로 배우는 거 있자나

마이무 : (아랑을 노려보며)..... 그래..맞다.. 좋은 생각.  그림 그리는 거.. 좋은거쥐...

            (다시 모니터를 보며) 그래도 이해는 안되네..



(또 다시 침묵이 흐르고..)



아랑 : 까르푸에도 팔랑가?

마이무 : 뭐를?  이젤을?

            문디자슥아..까르푸에 이젤을...팔...랑가?

            니 진짜 살라꼬 그라나?  살라면 화방을 가야지..


탁맹달 : 요 앞에 화방 있다 아이요.....내 버스타는데 앞에..

마이무 : 아..맞다 동인화방.  

아랑 : 지금 함 가보자

마이무 : 야가 오늘 갑자기 와이라노 참말로...

아랑 : 차 갖고 가까?

탁맹달 : 바로 요 앞이다..걸어 가자




# 2



할일이 없던 차에..할일이 생긴 세사람은 두꺼운 외투를 걸쳐입고 사무실을 나선다

쌩쌩 바람이 불고 쌀쌀한 겨울 저녁

움크린채 걸어가는 세사람


아랑 : 행님은 뭐 살꺼 엄나?

마이무 : 나는 끊었다...있던것도 이사올때 다 뿌싸뿌따 아이가...안봤나?

탁맹달 : 우와...거 많던거..다 뿌싸뿌쓰요?

아랑 : 행님 그린거...'오 마이 갓'인가?  예수하고 그룹사운드 그림...그거 이자뿟제?

마이무 : 아..씨.. 이사올때...제대로 실었는데...쓰레기 차에 실었쓰....띠바...이자뿟따.

탁맹달 : 우짜요? 콤퓨타로 또 그리뿌쏘!!

마이무 : 응...또 그릴끼다..콤퓨타로..


# 3



버스 정류장앞 작은 화방

뻘쭘히 들어 선 세사람

50대후반의 주인 아주머니가 불안한 듯 친절히 맞는다

마이무 : 요게 이젤 팝니까?

화방아주머니 : 이젤 있습니더.

마이무 : 아..그라모..가격은 우쨰 합니꺼? 나무로 된거..

화방아주머니 : 만 삼천원 입니더..

아랑 : 들고 다니는 거도 있습니꺼?

화방아주머니 : 아..그거는 2만원입니더.


휴대용 이젤을 꺼내오는 아주머니.

아랑은 신기한듯 이리저리 만져본다.

탁맹달과 마이무는 이젤에 관심없고 여기저기 화방안을 돌아다니며
만지작 거린다.


마이무 : (돌아다니며..) 머...그림가튼거..프린트 할만한 종이 가튼거는 없는가예?

아줌마 : 보통.. 이 종이 마이 쓰지예..

종이 코너에서 프린트용지를 설명해준다

마이무 : 아...뭐...똑같네예....뭐..특별한거는...없는 갑지예?

아줌마 : 네...이거말고는 뭐..없네예..

탁맹달 : (뭔가 발견한 듯 저쪽 구석에서 소리친다) 행님요~ 요게 와보소.

마이무 : (다가가며) 와?

탁맹달 : 이거..딱 맞네.. 행님 그..이티 그림...눈까리 하나  빠짔다 아이요?
            크기가 우째 되요?

마이무 : 어? 이런기 다있네..우와...뭐씨 이리 많노?


마이무와 탁맹달은 구석 코너에서 인형눈알에 관심을 가지는 사이

아랑은 이젤을 구입한다


아랑 : 행님아...스케치북은 뭐 어떤거 사꼬?

마이무 : (다가가며..) 스케치북? 아무래도 4절지는 사야 안되겟나?

            (스케치북을 훑어보며) 요거 해라...딱이네.

아랑 : 작은거도 있어야 안되나?

마이무 : 야이 자슥아...그리 마이 사가꼬...금방 안쓰고 내삘라꼬?

            (손바닥만한 크로키북을 두개 집으며) 이거 해라 그라믄..

아랑 :   두개 하라꼬?

마이무 :  하나는 내꺼다...자슥아.

            (화방 아주머니를  쳐다보며..)

            일마가...내일모레 나가 사십인데...그림 그리볼끼라고...이라네예..
            내..참...예술의 길이 험하다케도 말을 안듣네예...

화방 아주머니 웃으며 계산을 한다

아랑 지갑에서 돈을 꺼내 계산한다




#4



화방을 나오는 세사람

추운 겨울 저녁 또 다시 움크린채  걸어가는 세사람


아랑 : 이거믄 다 되나?

탁맹달 : 뭐 좀 더 있어야 할낀데..

마이무 : 앗...화판을 안샀네?


다시 화방쪽으로 움크린채 걸어가는 세사람

아랑은 화방을 들어가고

마이무와 탁맹달은 화방밖에서 담배를 나누어 핀다


마이무 : 쟈가 와그라지?...(후~~)

탁맹달 : 뭐씨 있겟지요....(후~~~)



아랑 : ( 화방문을 열며 ) 행님아~ 잠깐 들어와 봐...큰거하까? 작은거 하까?

마이무:  (담배불을 끄며 화방안으로 들어간다) 뭐시..큰거 작은거라?

          (화판의 사이즈를 보며..) 니는 작은거 해라...큰거는 필요엄따.

아랑이 작은 화판을 계산대에 올려놓는 사이 마이무는 큰 화판에 관심을 가진다

마이무 : 큰 화판 새거 하나 주이소...나도 하나 살란다

아랑 :  (계산하다 말고...) 행님도 살라꼬?

마이무 : 어..

아랑 : (석연찮은듯..) 근데 행님은 와 큰거 하는데..

마이무 : (뭔가 고민하다..) 나는 화가자나.




#5



추운 겨울 저녁 또 다시 움크린채  걸어가는 세사람



탁맹달 : 연필은 있나?

아랑 : 어..있다..전에 도화헌가서 마이 얻어 왔다...

        (걸음을 멈추며..) 앗..근데 집에 있네..

마이무 : 그라모 연필도 사라



추운 겨울 저녁
다시 화방쪽으로 움크린채 걸어가는 세사람

아랑 화방으로 들어가고
남은 두사람은 다시 담배를 꺼내 문다.

탁맹달 : (들어가는 아랑을 향해) 어이~ 잠자리 그리진거 사라~ 그기 젤 조타.

            (마이무를 향해 ) 맞지요? 잠자리?

마이무 : (키득거리며 ) 어..맞다...잠자리..

탁맹달 : 근데 와 사람들이 잠자리 그리진거만 찾는교? 그기 잘 그리지는가? (후~~)

마이무 : 몰라...그거만 쓰대... 톰보......(후~~) 그거보다 더 조은거도 있다...비싼거..

탁맹달 : 우와...그런거도 잇쏘? (후~~~~)

마이무 : 그래..대학 시험칠때 그거 마이 쓴다...나도 그거 한번씩 썻다 (후~~)

탁맹달 : 그거 쓰가 우째 됐능교? (후~~)

마이무 : 떨어지따...(후~~)

두사람 키득거리는 사이 아랑이 화방을 나온다

마이무 : 한타쓰 사지 와?

아랑 : 으응? 그냥 몇개 샀다

마이무 : 몇자루?

아랑 : 4자루..




#6



추운 겨울 저녁
다시  움크린채 걸어가는 세사람



탁맹달 : 지우개는 샀나?



추운 겨울 저녁
다시 화방쪽으로 움크린채 걸어가는 세사람

아랑 화방으로 들어가고
남은 두사람은 다시 담배를 꺼내 문다.

탁맹달 : 지우개도 잠자리 그리진거 사야 안돼요?

마이무 : 뭐...알아서 사겠지?


아랑 :(화방문을 열며..) 행님아 ~~ 잠깐 들어와봐,,

마이무 : (씩씩거리며 화방을 들어간다) 또 와?

계산대 앞에 지우개 큰거 한개와 10개들이 한묶음의 작은 지우개가 놓여져 있다

아랑 : 어떤거 사꼬?

마이무 : 니는 뭐가 존노?

아랑 : 그걸 행님이 알지 내가 아나?  

         (아주머니를 향해) 이거 두개 뭐가 차이가 나는데예?

화방아주머니 : 보통 뎃생 많이하는 사람은 작은거 마이 사갑니더..

마이무 : 지우개 다 똑같다...고마 지아지믄 되자나

아랑 : 작은거 10개 주시고예...아까 큰거 하나 서비스 준다했으니까..500원 빼주이소.

화방아주머니 : (웃으며 ) 그라이소..

화방을 나오는 두사람

탁맹달 : (담배를 비벼끄며) 칼은 있나?


세사람 모두 화방을 다시 들어간다



아랑 : (진열된 석고상을 가리키며 )저 앞에 작은 석고 ..저거는 얼마 합니꺼?

화방아주머니 : 아..그거는 전부 5천원입니더.. 제일 작은거 말하지예?

마이무 : 하나 사라...인테리어도 되고 존네..

탁맹달 : ('수염난 할아버지' 조각상을 들고오며..) 내가 말한기 이거 아이요?  나는 이기 제일 머씨떄.

아랑 : (석고상을 건네받으며...) 이거 사까?  딴거는?

마이무 : 그거 사라..머씨짜나..

아랑 : ( 석연치 않은듯...아주머니를 향해) 저기...여자는 없습니꺼?

탁맹달 : 딱 보이..니 여자 그릴라꼬 그라제?  여자 초상화 그리가 선물할라꼬?

마이무 : 맞네..맞아...자슥이...인자 하다하다 안되니까 그림으로 함 해볼라 카는기제?


마이무 , 탁맹달 게슴츠레 아랑을 쏘아보고..

아랑은 태연하게 계산을 한다




#7



신호등 앞

빨간불

잔뜩 움크린채 세사람이 서있다


탁맹달 : 니는 와 그림을 그릴라카노? 시대에 안맞게..

            사진 찍지 ? 고마..

마이무 : 그래...차라리 사진을 해라...디지탈 카메라 한대 사라 그냥..

아랑 : ( 생각이 잠긴듯 앞을 보다 ...)  비싸자나...사진은.



마이무, 탁맹달..잠시 할말을 잃고 멍하니 빨간불만 쳐다본다



파란불 켜지고...움츠린채 건너는 세사람


탁맹달 : 옛날에 우리 할매가 해준 말이 있는데...

            집안을 망하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한방에 망하게 할라카믄 아들을 국회의원 출마를 시키고..

            서서히 망하게 할라카모  예술을 시키라 했거덩요..

마이무 : 와?

탁맹달 : 예술하몬 옛날에 폐병걸리고...돈 못벌고 안 그라요?

마이무 : 크크크...맞다.

           (아랑을 쳐다보며 ) 우짤래 인자?

            어이~~ 예술가~!




#8



추운 겨울 저녁
움크린채 걸어가는 세사람의 뒷모습을 카메라가 잡는다 <롱테이크>


찬바람이 더 강해지고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눈보라가 친다

눈보라가 차츰 꽃바람으로 변한다

파란 하늘이 펼쳐지고
포근한 바람 사이로 꽃잎이 휘날린다



배경음악 나가고..


Tom Waits - You're Innocent When You Dream



걸어가는 세사람  앞으로 꽃바람이 불고

바다가 열린다

봄이 온다







- 엔딩 크레딧-





*사무실안..

*분주한 세사람.

*손바닥만한 석고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젤을 펼치고..
   스케치북을 걸어놓고..
   시범을 보이는 마이무..

*팔을 뻗치며 연필로 각도재기.

*뒤에서 따라하는 아랑,,

*옆에서 그려보는 탁맹달..

*그림도구를 하나씩 다시 챙기는 아랑

*엘리베이터속에 세사람 키득거린다

*아랑 차에다 그림도구 싣는다

*시동을 걸고 창밖으로 손을 흔드는 아랑

*아랑.. 진주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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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할말있다]

이 영화는 다큐형식의 아주 담담한 인간극장이 되겠다.

반나절 동안 일어난 일을 구김살 없이 '있는 그대로' 연출하는 감독의 역량이 놀라울 따름이다

세상 주변 언저리가  온통 영화로다.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좋겠다.









200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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