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푸와족 몽환의 방갈로입니다

Title :

밤의무늬

Name :

푸와아일랜드

2004-07-14 07:05:58, Hit : 857











































           벽에 걸린 시계의 단조로운 울림...


           아직은 가늘게 남아있을 여름의 창변,


           긴 밤의 잠을 베어물고


           이 밤이 다 지나기 전에


           한 생이 다 하기 전에


           뜨거운 정열의 불빛 앞에서


           마지막 휘날레의 날개짓을 위해 모여든 목숨.









           한 곳으로 집중된 스탠드 불빛아래 모여든


           숨가쁜 날벌레. 하루살이 인가..


           불 속으로 재 도약 하기전,


           하얀 노트위에 잠시 점처럼 앉아 있는 날벌레를


           집게 손가락으로 꾹 눌러 사선으로 짓이긴다.









           일순간, 한 생의 정지.


           한 찰나에 한 생이 정지되어 버렸다. 


           잠시후면 스스로 사라질 실빛 운명인 것을


           그래도 극적인 생의 표적 이었을까--


           빠르게 생을 피우고 순간에 소멸하는 그 목숨의 섭리는


           그 나름의 윤회의 고리 속으로 서둘러 진행하고 있는걸까


           사선으로 그어진 피의 빛깔 역시 흙빛이구나 


           서둘러 흙으로 되돌아 가고져 네 속에서부터 


           미리 진행된 목숨 이었나 보다.



  

           



           이 밤을 덤성덤성 갉아먹는 벽에 걸린 시계소리


           흙빛 피들의 진행소리인가..


           이 모든 사태에도 아무런 미동없이


           감각의 무딘 체념 앞에서


           이 밤을 어이없이 갉아먹고 있다.



  

















 





















           음악 ; Kronos Quartet/David Kechley  The Funky Chicken

           사진 ; 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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