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Category |
|
|
| Title : |
한국적인 것에 대해서 ... |
| Name : |
| 웃는돌 |
2004-08-12 09:54:54, Hit : 847 |
|
같은 길을 가는 후배와의 인터넷상의 받고 주기? ...
질문:
"웃는돌님!
한국의 특수성이라고 해야 하나 한국의 정서는 어디서 찾아 봐야 하는 것인가요?
이런걸 생각하는 자체가 뒤떨어진 발상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시대에서...
하지만 전 한국적인 것에 대한 것을 많이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작업으로 생각해 본다면.... 어쩨든 아직 풀지못한 저의 숙제 이겠지요.
한국의 정서 또한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화를 전공하셨으니 이런 생각을 더욱 해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답글:
그래요...
두 눈님의 진정 고민하고 있는 글을 읽고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이라 ...
한국적인 것과 한국화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봅니다.
몇 달 前입니다.
평소 미술평론을 많이 발표하는 동의대 철학과의 배철영 선생과 부산미학모임에서 미니세미나를 했었지요...
그 날은 배철영 선생이 한국화에 대한 자신의 논문을 발표했었습니다.
고맙게도 한국화에 대한 그의 고민은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지요.
배철영 선생이 논문의 개요들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한국화의 뿌리를 논하면서 고구려부터 현재까지를 함께 이야기했었는데,
발표 후 저가 질문한 내용입니다.
"한국화란 명칭은 과연 어느 시대에 불러야 되는가...
우리가 조선시대그림을 조선시대 그림이 라 (조선그림) 하고,
고구려시대는 고구려그림, 고려그림은 고려그림, 신라그림은 신라그림, 이라고 말하는데...
왜 유독 지금 시대의 그림을 우리가 스스로 한국화라고 하는가?
후대의 자손들이 그렇게 불러야 되지 않는가?
-정확한 명칭은 <한국시대의 그림>-
한국이라는 나라(국호)가 천년 만년 갈지 안 갈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데...
왜 지금 시대의 우리가 그렇게 부르는가?
그렇게 부른다는 것은 우리가 그 개념을 규정짓고 정의 내린다는 것인데,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제 겨우 얼마 되었다고,
지금 우리가 한국이라는 시대를 과연 대표하는 사람들인가?
감히 우리가 정의 내리는 것은 우리의 오만이 아닌가?"
10년 前 입니다.
평소 존경하던 불교철학의 거봉이신 부산대 김용환 선생님을 모시고
인제대 일문과의 이진후선배와 저 이렇게 몇 사람이 경주를 갔었습니다.
경주의 폐사지와 이름모를 골짜기를 답사하고 저녁 무렵 황룡사 빈터에 갔었습니다.
황량한 바람이 불어 일행모두에게 묘한 감흥이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침묵하고 계시는 김용환 선생님에게 평소 너무 궁금했든 것을 물었습니다.
"선생님, <한국적>이란게 무엇입니까?"
한참을 가만히 저를 보시던 김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여기 서있는 자네라네."
" ...... "
그 순간부터 저도 침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그 침묵은 제게 유효합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저는 창 밖을 보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랬습니다.
폐허가 된 빈 터 위에 서 있는 저가 한국이었습니다.
껍데기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은 정신으로 존재합니다.
역사의 아픔 속에서 유형은 없지만, 무형인 저의 정신이 그 곳에는 있었습니다.
무한의 공간에 서있는 유한의 한 사람이 한국입니다. 한국인입니다.
그는 하늘에서 툭 떨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역사라는 인간의 바퀴에서 필연적으로 생성된 존재입니다.
그는 이 민족의 모습을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고스란히 그의 生 속에 담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한국인입니다. 이제는 자신이 깨닫는 한국인입니다.
상투머리에 갓쓰고 한복 입은 모습이 아닌,
짧은 머리에 안경을 쓰고 바지와 T를 입고 등산화를 신고,
동양최대였다는 전설은 눈앞에 없지만 빈 터 위에 서 있는 저가 한국의 모습이었습니다.
저가 느끼는 모든 것이 진정한 의미의 한국입니다.
바르게 느끼면(무엇이 바른 것인지?) 그 맛대로,
삐뚤게 느끼면 그 맛대로 그것이 한국이라는 모습입니다.
물론 모두가 느끼고 깨닫는 공통분모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도 시대가 지나면 변합니다.
10년 전에는 붉은 색 하면 일단 색안경 끼고 봤습니다.
지금은 한국의 자랑 축구대표단의 색깔입니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패쇄된 집단의 흐름도 그렇게 변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인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체는 항상 생성과 소멸을 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의식도 그렇듯 항상 변합니다.
예술도 생명체입니다. 우리가 누군가가 규정짓는 순간 그것은 예술의 무덤입니다.
저의 이 글마저도 저의 손을 벗어나 자판의 문자가 되어, 기호와 기표가 되어 나를 떠나는 순간 언제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열린 마음이 중요합니다.
한국적이란 의식도 그런 쪽으로 흘러야 우리가 열린 세상으로 나아가겠지요.
아이러니 하게도 한국화니 서양화니 따지는 한국이 전세계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I.T 강국입니다.
앞으로 더욱 인터넷처럼 세계는 혈연, 지연, 국연이 등이 약해지겠지요.
그런 시대를 우리가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예술이라는 그 무엇을 추구합니다.
예술이라는 대명제를 사유하는 나(너)의 정체성과 나(너)의 개성이 바로 한국적인 것이고 한국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평가는 후대에게 맡기고 우리는 끝없이 뭔가를 생산해야 합니다.
이미 무엇이 <한국화>다 <한국적>이다 정하지 말고 무엇이든지 창작해 봅시다.
그런게 누적되면 우리의 후대가, 한국 다음의 나라가, 우리를 평가해서 우리의 그림들을,
모습들을 <한국화다>, <한국적이다>고 평가 할 겁니다.
이 지구상에서 현재 자신들의 나라이름을 그림에 갖다 붙여쓰는 나라가 세 나라 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입니다.
중국은 국화, 일본은 일본화, 한국은 일본도 쓰니 열 받아서 한국화.
프랑스화가 있던가요? 미국화, 독일화, 인도화, 이스라엘화, 그리스화라는 명칭이 있던가요?
그런데 동양의 세나라는 마치 경쟁하듯이 사용합니다.
왜 일까요? 저는 생각해봅니다.
근대화되는 과정에서(봉건사회에서 근대국가로) 세계사적으로 열강에게 그 주도권을 빼앗겼던 그 시대에,
상대적으로 구석으로 몰렸다고 생각했던(정치적, 경제적으로는 밀렸지만 문화는 과연 밀린 것일까요? 당시에, 아니 지금도, 미국보다 우리가 역사가 문화가 짧았든가요.) 당시의 집권세력들이 열세를 극복하고자
단체전으로 밀어 부친 그 후유증이 아직도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저도 단지 한국인이 자랑스러웠기에 당연히 이 전공을 선택했었는데, 지금은 생각해 봅니다.
이제 한국화, 서양화라는 말을 끝내야 합니다.
서양화는 무엇이? 어디까지 어느 나라까지가 서양화입니까?
이 멍청한 명칭들을,
권위와 사대주의에 찬 작명을(도대체 한 민족 전체의 문화를 누가 뭐라고 단칼로 규정하고 작명한단 말인가?) 우리가 없애야 합니다.
김홍도가 김득신이, 장승업이 있지,
피카소가 있고, 달리가, 뒤샹이, 고흐가 있지 어디 스페인화가, 영국화가, 네덜란드화가, 이라크화가 있던가요.
ism(派)이라는 형식으로 큐비즘, 쉬르레알리즘, 또는 정선파, 누구파 등의 이름을 찾아야 합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된다는 것은 바로 내 자신의 것이 세계적으로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화가 세계적으로 된다는 일부의 견해도, 엄밀하게 따져보면 정답이 아닙니다.
우린 김성헌 작품, 변득수 작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작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명칭 싸움에 동원되고 소모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나가야 할 예술이라는 세계는 너무도 깊고 너무도 넓습니다.
만일, 단정 지워 버린다면 나머지 그 무한의 세계가 낭비 아닐까요?
- 2004년 8월 초 feel 받은 웃는돌 ^^
|
|
|
|
|
우리 갑장 필 받구로
누가 '한국화'라는 말을 지었대유?
패주길넘. ^^
한국적인 것
세계적인 것
우주적인 것 많이 탄생시키길 바라며..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