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푸와족 midasica의 방갈로입니다

Title :

알코올 핑계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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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a	2005-06-17 01:04:45, Hit : 713

살아가면서 거의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부식시켜 버리는지
그렇게 허무하게 허공에 흩어져버린
내 운명의 찌꺼기들만 줏어 모았어도
내 꿈의 성을 완공하고도 충분히 남았을 겁니다

그러니..
걸핏하면 잘 안풀리는 내 운명을 탓할 일도 아니지요
지금부터 라도 정신 바짝 차린다면
얼마든지 인생역전이 가능도 할텐데 말입니다

아..
이 따위 시덥잖은 푸념을 뱉어내는
지금 이 순간에 조차
알코올 냄새는 내 코를 찌르고
내 운명은 여전히 사그러들고 있네요..ㅠㅠ

암튼..요즈음의 내 일상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입니다

챙겨주기 보다는 챙겨받는 것에만
익숙했던 내 게으른 몸뚱아리는
혼자 사는 남자들의 일상이 대략
다들 비슷하려니 하고 넘어가려 해도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있어야 말이죠..ㅡ.ㅡ

대단히 비효율적이거나 실수투성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머리를 쥐어박습니다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실수의 연속이라
내 스스로도 이런 돌대가리로
어떻게 아직도 벌어먹고 사는지 조차
신기할 때도 많습니다

천부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이 아니었음에도
언제부터인가 케세라세라가 되어버렸습니다만
그 낙천적이라는 것 조차
아메바성 낙천주의라
메모리 용량이 넘 작은 게 문제입니다

망각..
웬만하면 잊어버리기
다행히 잊어버리지 않으면
뭔가를 잃어버리기
잃어버린 건 다시 찾기 귀찮다고
아예 포기해 버리기

문제는
단순히 귀찮아 한다거나
건망증의 단계를 넘어
내 마음속의 지우개 같은
알츠하이머가 아닌가 의심되는
기억상실증 그리고
극도의 귀차니즘..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진
알츠하이머성 귀차니즘은
오늘처럼 위스키에 취한 날
한꺼번에 터뜨려지기도 합니다

Bull Shit..!
외롭다 못해
이젠 우울해지네요
이런 날들이 지속되면
우울증의 단계를 지나
조만간 염세에까지 이를지도 모르지요

공자는 대장부 나이 40 이면
불혹이라 했다지만..제기랄
전 아직도 남자가 되지 못한건지
오히려 더 많이 흔들립니다
알코올에 취한 내 다리처럼..

시간이 갈수록
세상의 주류와는
괴리가 더욱 커져가는 듯한
전형적인 아웃사이더
이방인의 뫼르소
황야의 이리의 하리할라
낮선 나날들의 소리마치

아무래도 또 한동안
자학모드로 들어가야 할 모양인데..

제기랄..
횡설수설
내가 지금 뭔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건지
머릿통은 앗찔앗찔
눈까풀은 가물가물
약 먹은 병아리 같습니다

지금은 너무 졸립니다
일단은 한숨 자야겠습니다
하~~~~푸~~움.

20050617
Midas Ica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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