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푸와족(poowa)의 세상입니다....among here


Title :  지난 여름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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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2005-10-08 07:12:20, Hit : 651 



지난 여름 엄마는 얼음침대에 누워 있었다
더위에 지쳐 기진맥진한 우리를 비웃으며 편안히 누워 있었다
창백한 표정, 보일듯 말듯한 미소,
배위에 겹쳐잡은 두손, 가지런히 뻗은 조그만 하얀발
정말 엄마는 평화로워 보였다

언제 엄마가 그렇게 평화로운 얼굴이 된 적이 있었던가
언제나 엄마는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고
그 생각 때문에 때때로 두통을 호소했었고
엄마가 머리 아프다고 하는 걸 우리는 싫어했다
우리는 번갈아 가며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다
제발 아프단 소리 좀 하지마 듣기싫어
약 좀 먹고 좀 쉬란 말이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우리는 모두 지금 후회하고 있다
엄마 미안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요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아팠으면
엄마는 얼음위에서 저렇게 편안할까
엄마는 얼음을 싫어하는데,,,
엄만 아무말 없이 편안히 누워있다
몸부림치는 우리를 본다
가슴이 무너져 울고 또 우는 우리를 본다

이제야 드디어 엄마를 찬찬히 본다
여분으로 남아있던 세상의 때가 다 빠지고
엄마는 주름도 없다
자는듯이 감은눈에 원망도 아쉬움도 맺혀 있지 않다
그 고운 손도 그대로이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곱게 기르던 손톱이 아직도 예쁘다
엄마는 인형처럼 누워있다
조금 큰 인형처럼 자는체 하고 누워있다
이제 밥 먹자 일어나라고 부르면
배시시 웃으며 일어날 것만 같다
조금 힘이 빠진 속눈썹을 파르르 들어 올리며
아름다운 밤색 눈동자를 보여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던 엄마의 짙은 밤색 눈동자
엄마 눈이 꼭 호수같아, 하면 그 깊은 수면이 잔잔히 흔들리며
웃음이 퍼져나오곤 했었지
엄마를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는게 얼마만이야
엄마는 언제나 나를 자세히 보고싶어 했는데
이리와 봐라 얼굴 좀 보자, 이뻐졌구나!
이뻐지긴 늙었지
아니야 내딸이 왜 늙어..

엄마 이제 그만 일어나
저녁이 다 되었단 말이야
난 이제 돌아가야 한단 말이야
엄마 제발 이제 그만 일어나


엄마는 자유로운 육신을 얻으셨을까


















  겨울 2005-10-08 07:30:02      
아직 완성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기분이 그래서 그냥 올립니다..
스스로는 똑바로 걸어간다고 하는것이 신이 보시기엔 옆걸음 치는 게 아닌지!
  고븐 2005-10-08 09:22:57      
꼭 똑바로 걸어가야 하나.
게는 옆걸음으로 걸어야 자유롭다네.

'마요네즈'같은 나의 엄마도
생각하면 케첩처럼
나에게 붉은 눈물 흘리게 할 때가 있다네.
내 엄마는 부용꽃 같다네.

아직도 혼란하고 스산한
우리들 삶에
엄마의 존재는 무엇일까.
  amor_fati 2005-10-08 20:49:30      




이연실 -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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