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푸와족(poowa)의 세상입니다....among here


Title :  장칠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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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配軋 2005-10-08 16:33:49, Hit : 653 









                            천석꾼 학수네 50년 묵은둥이 큰 머슴 장칠개 말이여
                            지게가 사람인지 사람이 지게인줄 모르게
                            평생을 산으로 무논으로 무엇을 지게로 져 나르다
                            나이 오십에 하마 폭삭 늙어 꼬부라졌는디
                            후덕한 학수아버지 아니었음 딱 고려장 감이었지만
                            장히 오래 큰 부자는 마음도 부자라
                            그를 사랑방지기로 앉혀 하루에 새끼 열 발 정도나 꼬고
                            쇠죽 둬번 끓여도 되는 머슴 중에서도
                            상머슴으로 들여앉히더란 말이시




                            학수 엄니 돌아가시고 그 다음해던가
                            이미 기울대로 가운 천석꾼 학수아버지
                            그 해 옴팍 되게 피농을 보아버려서 고리돈에 시달렸던지
                            그냥 아플려고 그랬던지 몸져눕고부터는
                            상머슴 장칠개가 다시 지게지고 산에 가서 나무 해다가
                            장작 만들어 시장서 팔아 약값을 보탰던 모냥이든디
                            누가 뭐래나 세상 물정이란 게 꼭 어디가 더하면
                            어디가 빠지기 마련이라서 요번엔 학수아버지는 일어나고
                            장칠개는 모진 묵은 허리병 도져설랑은
                            그만 앉은뱅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더라네




                            생각나네 그려 어느 해 가을걷이 끝나고 한가할 무렵
                            장칠개 봉당에 퍼더앉아서는 지게 끈만
                            만지작만지작 하는 거 보니 어지간히 그 지게로
                            또 무얼 지러 들로 나가고 싶었던 모양이든디
                            그걸 본 학수아버지 그 지게에다 널름 바소쿠리 올리고
                            뼈만 앙산한 장칠개와 조그만 솥단지 하나 난짝 싣고서는
                            뒤뜰 방림천에 내려두고 미꾸리 잡아 추어탕에 막걸리
                            서로 권커니잦거니 하다가 황혼에 동리로 돌아오는디 말이여
                            그 풍경이 워찌나 사람 애간장을 녹이는지
                            젠장 내가 차라리 장칠개처럼 되고 싶지 않았겠나




                            그해 겨울 첫눈 올 무렵 아침에 보니
                            자는 듯 장칠개는 갔지만 말이여
                            좋은 데 갔나 몰러 입가에 희미한 웃음 남은 거 보면

































                                                                                                                      音 : Charlie Haden 'First Song'





  아하 2005-10-10 23:42:48      
안녕하세요, 배알님^^
사실 우연하게 이 섬을 알게 되었고
종종 기웃거렸고 자극도 받고 흐뭇해하기도 하면서
어느덧 일 년이 훌쩍 넘은 것 같아요.
회원가입은 했으나
기웃거리만하다가 이제야 인사 드립니다.
저 또한 섬으로 지내면서 세월 흐르다보니
농담조로 표현단다면 노출증보다는 관음증이 더 확장된 지라
뒤늦게, 그래도 좋은 가을날씨를 핑계로 인사 드립니다.
아이디 비번을 알 수 없어 제깐에 이것이다 싶은 아이디와 비번을
수차례 입력한 결과 얼떨결에 인증이 되었어요.
가입인사라면 대체로 '하는 란'에 올려야 할 것인데 이런, 죄송^^
아무래도 제가 배알님의 그림과 음악, 특히 글을 아주 감명깊게 읽고
꼭 한 번 멀리서라도 뵙고 싶기도 한지라 이런 일이 우연하게도 일어난 듯 싶네요.
가을이죠, 단어 때문인지 계절의 특성 때문인지
잘 지내가도 다소 감상적이 되기도 하잖아요.
어떤 측면에서든 심기 불편하시다면 너그러이 이해바라며
몸도 건강하시고 늘 좋은 시간 열어가시기 바라요^^
  配軋 2005-10-11 08:57:14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과, 아울러 방송은 방송이니께 ㅎㅎ 내가 저질러 놓은 것은 아니지만 ^^ 바라만 보아도 배부른 들녘. 저절로 무르익는 만추처럼 '아하'님의 한 해 뒷마무리도 다가올 긴 추위 견딜 수 있게 시린 안쪽 든든하게 채워졌으면 합니다. 한 일년 벼르시다가 노출증 관음증..이렇게나 무서운 군사들까지 데불고 오신 거 보니 ^^ 인사하기 쉽잖으셨다는 거 뎀박에 짐작됩니다. 제가 그런 취향은 아니라서 노출증 관음증을 디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ㅋㅋ 허나 방구석에서 이불쓰고 귀신 씨나락 까묵는 거 보담사 훨씬 괜찮은 게 아닌가, 그렇게 추측은 해 봅니다.^^

그림. 음악. 글. 감명깊게..그러나 제 속마음으로는 뭐 또 그렇게나 감명깊으셨을까? ㅎㅎ 아프던 편두통 악화나 안 되었으면 다행일 것을.. 하는 마음도 없진 않습니다만, 다만 좋은 것만이 좋고 나쁜 것은 좋은 면이 없느냐 하는 면으로 본다면, 그 두통ㅡ 다음에 올 더 큰 두통에 대적할 수 있게 '아하'님이 '아하'님 자신의 것으로 키워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사는 거나 하는 행동은 투박하고 거친 남자의 그것입니다만 오히려 계절 타는 건 여자들처럼 봄을 더 타는 편이라서 ㅎㅎ 가을엔 딴 이들 같이 쓸쓸하거나 고적하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없이 살아본 사람의 특징이 대충 그렇죠. 우선 이 거리 저 거리 먹을 것이 싸고 풍성하기 때문에, 똥품으로 그러고 싶어도 그럴 새도 없고,ㅋㅋ 그리고 가을은.. 제가 그렇게 선호하든 말든 일년 사계절 중 가장 짧기 때문에 그런 마음 들기 전에 지나가 버린다는 거죠. 자주 찾아주시고, 찾아오신 만큼 챙길 거 챙기시고,^^ 그리고 가만 있으면 머리 벗겨지기 땜시 안됩니다. ㅋㅋ 챙긴 것만큼 세상에 부뤄주시기를 바랍니다. 일기예보 ; 일교차 커지는 거 보니 병원금고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자를 돕지 마시고 마음 가난한 그대를 도우시기 바랍니다.ㅋㅋ 늘 강성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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