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푸와족(poowa)의 세상입니다....among here


Title :  우리에게도 추억은 있었다..
Name :
 프리 2004-08-19 22:43:29, Hit : 1139 







Photo By 베르베르님










벌써 20년쯤 된 묵은 이야기지 아마...



가을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었는데
그를 만나 데이트를 한다고 간 곳이 사일구묘지였어.




차암~~ 나아~~~
제법 많은 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 무슨 청승으로
거길가서 앉아있었나 몰라.




그날 난 청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아무리 우산을 쓰고 앉아 있다하더라도 온몸이 젖는 것은
당연한 일
속옷까지 몽땅 청색 물이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거든...





도데체 우린 그날 거기서 온몸에서 김이 나도록 빗속에 앉아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그건 아무리 머리를 쥐고 흔들어 봐도 생각이 나지 않아.





서로 자주 만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할만큼 바빴고
어쩌다 만나면 분치기 초치기를 하면서 만나는 일이 많았던 시절이라
그날도 아마 어렵게 시간을 내서 만나서는
마땅히 갈곳을 못찾고 헤매던 중에
딴에는
연애하는 것이 왠지 역사앞에 누가 되는 것은 아닌지
다소 관념적인 과격함을 가지고 그곳을 찾아 간듯 싶은데.....
쯥쯥...





지금은 우리가 앉아 있던 벤치 자리 뒷산까지 모두 공원으로
조성이 되어 있어 옛날의 그 운치를 찾기는 어렵지만
가끔 그곳에 갈 때 마다 난 그날이 생각나....




또 가끔 그와 나와의 인연에 대해 골똘히 생각에 잠길때도
그날의 나
그날의 그가 떠오르곤 해...






그와의 연애가 워낙 밋밋했기 때문에
남들처럼 수많은 추억의 장소나 사건이 많지는 않지만
비오는 날 사일구묘역 벤치에서의 데이트는
그와 나사이의 가장 큰 추억이자 사건이라고 하면 남들은 웃을까?

(요즘 젊은이들이 들으면 엽기적이라고 할라나?)




그날 이후 얼마 안지나 나는 그의 손을 1년 동안 잡아볼 수 없었어.




그러구 보니 그의 손을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그의 손은 유난히 투박하거든.
부드러운 맛이라고는 한구석도 없고...
갑자기 그 투박한 손이 보고 싶어지네..  ㅎㅎ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웃기는 게 하나 있어..
우린 데이트 할 때 손도 제대로 못잡았어.
왜냐구?

내가 슬쩍 그의 손을 잡기라도 할라치면 그는 1분도 안되 손을 슬쩍 빼고는 이렇게 말하곤 했거든..














"손 놓자.. 남들이 본다.."















                      ♬ Across the universe - Cyndi Lauper











베르베르님의 사진 보다가...
또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허락없이 사진 가져왔습니다...

글은..
오래 전 일기장에 있던 것입니다..













  비연 2004-08-19 23:37:32      
일기장
훔쳐보는건 아니지만,,,,몰레 몰레보는 느낌이 듭니다

"손 놓자.. 남들이 본다.."
누구예요,,,,^^
  프리 2004-08-19 23:47:29      
엇~!

음악이 맘에 안들어서 다른걸 가져오는 동안..
비연님이 오셨네요.. ^^

글쎄요.. 누굴까요?
  베르베르 2004-08-20 00:19:40      
"손 놓자.. 남들이 본다.." <= 꼭 저 같습니다...ㅡㅡ;;
음악 좋습니다...참 좋아하는 곡인데...
  aria 2004-08-20 17:05:58      
막내인 저는 어릴적 어리광이 많아(물론 지금은 의젓하지만)
오빠한테 잘 매달렸었지요.
각자 결혼후에도 외출할때면 오빠 팔에 매달리는 저를 보고 올케는 샘이 났었나봐요.

어느날 외출 때 올케가 오빠 손을 살며시 잡았더니
내 멋없는 오빠는 올케에게
"놔라~! 덥다~!!"
"......."
ㅡ,.ㅡ;;

프리님 일기 참 잘썼다..
  프리 2004-08-26 19:56:12      
베르베르님이 그러시다구요?
그러지 마세요... 그녀가 손을 잡으면
살짝 어깨를 감싸주시라고요.. ^^


아리아님...
올케분이 속상했을 거 같아요..

근데..
오빠가 있는 아리아님이 부러워요..
전 맏이거든요..


지금은 저녁 일곱시 오십오분..
아직 사무실이랍니다..

요즘 맨날 야근이네요. ㅠ.ㅠ
  하늘동쪽.. 2004-09-13 03:35:29      
프리님은 맏이시군요.. ^^
맏이라서 책임감때문에 이름처럼 자유롭지는 못할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자유를 꿈꾸실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맏이 아닌데 맏이 노릇하느라고 요즘 별로 자유롭지 못하답니다.. ㅠㅠ
  프리 2004-09-17 00:23:32      
이 땅의 모든 맏이와..
이 땅의 모든 맏이 노릇하는 안 맏이와
이 땅의 모든 맏이가 있어 자유로운 안 맏이들을 위하여

아자아자 파이팅~! (비와 혜교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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